더위가 한창인 때, 문득 항공기 특가가 뜬 것을 보고 바로 질렀다. 사실 여행이란 것은 생각만 하고 제대로 가지 못하는 게 내 성격이라, 제주도에 지인들도 있고 해서 계획도 없이 일단 항공권만 구매했다. 이후 숙소를 아주 저렴한 곳 3일(10만원)을 예약하였고, 첫날에는 제주도 지인들의 합류가 어렵다고 해 홀로 관광지를 돌고, 혼술을 하기로 했다. 일단 제주 공항에 떨어진 것이 저녁 7시 40분(특가인 이유가 있다), 숙소로 가서 대충 간단히 짐을 풀고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 입은 뒤 간 곳은 제주 동문 시장이었다. 이곳에 간 이유는 먼저 관광지로 유명하기로 했고, 야시장의 볼거리나 먹거리가 꽤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동문 시장의 밤 모습(사진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먹거리를 사기 위해서는 많은 대기 인원을 기다려야 하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특히 제주도에서 관광 상품 등을 기념품으로 사서 갈 사람들은 공항 말고 여기에서 사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디어 상품이나 먹거리나(귤부터 오메기떡까지) 여기가 훨씬 많고 저렴하다. 한번은 꼭 들르길 추천한다.
여하튼 이렇게 많은 사람과 인파를 뚫고 야시장 메뉴를 사기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내린 선택은 다른 곳이었다. 제주도 동문 시장을 검색했을 때 횟집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저렴했기에, 회를 잘 못 먹지만 딱새우회를 도전하기로 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가 저렴한 가격으로 샀다.
이것만으로는 사실 배가 찰 것 같지가 않아서 추가적으로 구매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흑돼지 족발구이라고 파는 것이었는데, 7500원에 구매했다. 가격표엔 6500원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천 원을 더 얹어 파나라고 생각하며 휴가철이니까 천 원 정도야. 그래도 흑돼지는 언제나 옳다. 육질이며 지방의 부드러움은 확실히 괜찮은 것 같다. 아니면, 기분 탓일 수도.
혼술 준비 완료. 이 두 메뉴를 가지고,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혼술을 시작하였다. 술은 한라산 21도, 서울에선 대형 마트나 음식점에나 있는 것들이 편의점에 있으니 편했다. 술을 2병 가까이 먹다보니 식욕이 폭발하였다. 숙소 앞에 있는 동네 치킨 집에서 매운 닭 날개 구이를 팔고 있었다. 그래봤자 얼마나 맵겠어라며 1만원에 업어 왔다.
매운 향이 확 올라오며, 식욕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걸 먹고 나서 나는 에어컨이 빵빵한 숙소에서 정수리에서 땀이 터졌다. 엽떡 최고 단계, 창신동 매운 족발, 석계역 불족발 등을 통해 매운맛을 수련했다고 자부했지만... 무너졌다. 이건 정말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매운 편에 속했다. 디진다 돈까스는 아직 안 먹어봤지만, 이걸 먹고 나서는 먹고 싶지 않아졌다. 다음 날에도 이 음식 때문에, 화장실을...읍... 여하튼 한라산 3병을 먹기 전, 이 안주를 먹으니 술도 더 오르고 몸 상태가 급 안 좋아져서 TV를 보며, 첫날 밤 잠을 청했다. 아 좋은..제주도 여행이다. 혼자 가서도 참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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